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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

OCI·에스엘 이사회, 여의도 금투협회장 선거에 촉각

이현승 사외이사 금투협회장 출마, 내달 총회 선거 당선 시 사외이사직 유지 여부 눈길

이돈섭 기자

2025-11-20 14:35:35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금융투자협회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일반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OCI홀딩스에스엘 두 회사다. 지난 10월 금투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사진)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곳이다. 이 후보가 금투협회장으로 당선될 경우 두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 겸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후보 당선 여부에 따라 두 상장사의 이사회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현승 협회장 후보의 이력은 화려하다. 행시 32회로 관료 생활을 시작한 그는 10여 년 뒤 공직 사회를 떠나 SK증권과 현대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에서 16년 간 대표로 활동했다. 지난해 OCI홀딩스에스엘 등 두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같은 해 10월 LHS자산운용을 설립해 스스로 회장에 취임했다. 현재 이 후보가 가진 직함은 LHS운용 회장과 두 기업의 사외이사까지 3개인 셈이다.

지난달 이 후보는 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직된 규제환경 개선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 디지털 자산시장 활성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투협회는 협회장 선거 출마 지원서 접수를 지난 19일 마감했는데 이 후보 외에도 서유석 현 협회장을 비롯해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내달 초 숏리스트를 구성하고 내달 중순 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한다.

관건은 이 후보가 협회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우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최대 두 곳 회사에서 등기이사직을 겸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투협회는 일종의 비영리법인으로 현행법상 회사에 해당하지 않아 협회장(등기이사)으로 취임하더라도 사외이사직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다. 다만 협회 내부규정 상 협회 임직원은 타사 임원직을 겸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과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협회장으로 활동한 황영기 전 회장의 경우 협회장 선거 기간 코스피 상장사 대교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첫 임기 만료를 끝으로 해당 사외이사직을 내려놓았다. 황건호 초대 회장부터 현재 서유석 회장까지 협회장 재직 기간 타 기업 임원을 겸직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전직 회장들의 사외이사 경력은 대부분 협회장 임기를 마친 뒤 쌓였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서유석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상태인데 현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도 협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거 현직 회장이 연임을 시도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협회 안에서도 뚜렷한 답이 없는 상태"라며 "현행법 상 두 기업 사외이사직과 비영리법인 대표직을 동시에 맡는 게 위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겸직 시 이해상충 문제 등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OCI홀딩스에스엘 등 두 상장사 입장에서는 이번 협회장 선거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OCI홀딩스에스엘 모두 지난 9월 말 별도 기준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로 이사회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두 기업 모두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사내외이사 중 한 명이라도 사임할 경우 현행법이 요구하는 이사회 구성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서치펌 관계자는 "빠른 곳은 연말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리는 곳도 있는데 연말에야 협회장 선거 결과가 나오면 두 기업 입장에선 후임 인사에 급하게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내 공직 경험과 경영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가 그렇게 많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가 작년 한해 두 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해 받은 보수는 총 1억원이다. 작년 한해 협회장 보수는 7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