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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

판사 출신 웅진 사외이사의 변동성 국면 투자 결과는

변희찬 사외이사 프리드라이프 인수 시점 투자, 현재 -51% 평가손실 기록 추정

이돈섭 기자

2026-01-16 10:19:16

웅진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자 주가는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탔지만 불과 몇개월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연말 기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웅진의 변희찬 사외이사(사진)는 이 과정에서 자기 돈으로 주식을 매입해 현재 상당한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변 사외이사의 베팅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법무법인 세종 소속의 변희찬 변호사가 웅진 이사회에 합류한 건 2020년 3월이다. 당시 웅진 이사회는 변 변호사 선임 배경으로 '법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뛰어난 안목으로 경영 전반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감독하고 경영진의 합리적 경영판단과 업무 및 정책의 공정성 전문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 이사회가 법조계 출신 인사를 맞이한 건 2015년 3월 이후 5년 만이었다.

웅진은 줄곧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한 사내이사 위주 이사회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웅진의 별도기준 자산총액은 6391억원으로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에 적용되는 법적 기준에 따라 이사회 구성원의 4분의 1만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웅진은 최근 10여년 사이 이사회 규모를 6~8명 사이로 유지했고 사외이사는 2명 규모를 고수했다. 현행법이 요구하는 이사회 구성의 최소 요건만을 충족해 온 셈이다.

[이미지=법무법인 세종]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13년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두 위원회에는 사외이사뿐 아니라 사내이사도 참여하고 있어 독립성을 완전히 확보했다고 여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석우 사외이사가 두 위원회의 위원장뿐 아니라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이 웅진 이사회 구성 요소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곤 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변 사외이사는 6년 임기 내내 이사회에 성실히 참여해 왔다. 2020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변 사외이사의 매년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96.8%에 달했다. 이 기간 이사회 테이블에 오른 안건 모두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최근 6년 간 웅진은 IT 사업을 강화하고 비주력 자회사를 정리하는 한편 해외 법인을 꾸준히 설립하면서 사업 구조 재편에 주력해왔다.

변 사외이사는 다른 이사들과 구별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역대 웅진 사외이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인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했다. 그가 웅진 지분을 처음 취득한 건 지난해 7월이다. 당시 변 사외이사는 주식 8000주를 주당 2662원씩 총 2130만원을 주고 장내 매입했다. 같은해 9월에는 2867만원을 투입해 6000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재 그가 보유한 주식은 1만4000주로 총 투입 자금은 5000만원에 육박했다.

2024년 한 해 변 사외이사가 웅진 이사회 활동으로 수령한 보수는 4200만원이다. 한해 받은 보수에 웃돈을 얹어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변 사외이사의 자발적 주식 매수는 이사회 책임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해석되곤 했다. 시장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개인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는 주식 부양책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등기이사의 주식 매입는 공시 대상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주식 매입 시점이다. 변 사외이사가 주식을 처음 매입한 지난해 7월은 웅진이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다. 웅진은 지난해 4월 프리드라이프 지분 99.8%를 8829억원에 인수했고 그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2024년 말 1000원을 밑돌던 웅진 주가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급등해 지난해 9월 5200원까지 치솟았다. 변 사외이사가 지분을 집중 매수한 구간이다.

변 사외이사의 주식 매입이 이사회 책임경영 활동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주가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기 개인 자금을 들여 집중 매수에 나섰다는 점은 일정 부분 투자 판단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 시기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시점이기도 하다.
웅진 주가가 다른 국면에 접어든 건 지난해 10월부터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자금들이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급격히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말 웅진은 23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고 현재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변 사외이사는 고점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한 꼴이 됐다. 현 주가 수준에 비춰봤을 때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 51%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변 사외이사 이사회 재직 기간 웅진은 별도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없다. 배당을 실시한 이력도 없으며 전체 발행주식의 2.8%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소각 계획을 제시한 바도 없다.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변 사외이사가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제안했다는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 변 사외이사는 올 3월 주총을 끝으로 상법이 정한 사외이사 최장 임기 6년을 꽉 채우게 된다.

한편 웅진은 창업주 윤석금 회장 차남인 윤새봄 사장이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차기 구도를 굳힌 모습이다. 현재 웅진은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제품과 렌탈 및 모빌리티 산업용 디지털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 수준에 머무르는 등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일반주주 지분 총량은 52.4%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