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코스메카코리아가 대기업 수준의 이사회 체계를 구축하며 거버넌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이전상장 도전이 무산된 이후 내부통제와 경영 투명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등을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를 보강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체제를 구축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통제 체계를 마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3월 말 정기이사회에서 감사위 설치 안건을 결의했다. 감사위는 전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했다. 같은 시기 코스메카코리아 별도 기준 자산총액은 5162억원으로 상법상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니다. 현행 상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감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감사위 설치 의무가 없는 기업의 감사위 자발적 설치는 통상 내부통제 강화 의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회계사 출신의 구본광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 이끄는 감사위는 이사회 산하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와 해외 자회사 인수, 내부통제 등을 직접 점검한다. 현재 코스메카코리아 최대주주는 지분 25%가량을 갖고 있는 박은희 대표다. 박 대표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은 총 39% 수준이다. 오너 일가가 감사위 설치를 통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 경영 투명성을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그간 꾸준히 이사회
선진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간 박 대표 일가가 이사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었지만 최근 2년여 사이 사외이사를 새롭게 추가 기용하면서 사외이사 위주의 이사회를 꾸렸다. 지난해 5월에는 박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겼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올 정기주총에서 새롭게 선임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출신의 최수규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자율준수운영위원회도 신설했다.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주덕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과 준법경영 정책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집중 점검한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사회 산하에 관련 조직을 꾸린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코스메카코리아는 신설한 감사위와 자율준수위 포함 내부거래통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소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거버넌스 개선 작업은 기업 내실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시도했지만 한국거래소 측이 오너 일가에 권한이 집중된 거버넌스를 지적해 무산된 바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적 사항을 단기간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 거버넌스 고도화 작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오너 일가가 이사회와 산하 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추세는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스메카코리아는 연결기준 매출 640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2.2% 성장했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38.4% 확대했다. 지난해 5월 청주 생산기지를 가동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화장품 ODM 업체 잉글우드랩 지분을 39%에서 67%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한솔테크닉스의 청주시 소재 공장 부지 및 건물을 64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의 10.1%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메카코리아가 국내 인디 브랜드 성장과 미국 자회사 잉글우드랩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화장품 ODM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는 목소리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확보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내부통제를 강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사업 확대에 따른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