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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보수 리포트

회의건당 보수, LG 계열 '후하게' 금융지주 '짠물'

LG전자 12회, 신한금융 71회…기업간 연간 회의 수 차이 커

안정문 기자

2025-07-22 08:14:14

편집자주

이사회는 단순한 의결 기구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전략 판단의 중심축이 됐다. 이런 역할의 무게만큼 세계 주요 기업들은 사외이사에게 수억 원대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다만 사외이사 보수는 '무엇을 했는가'에 비례해야 한다. 참여도와 기여도, 활동 성과에 연동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theBoard는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를 집계하고 동시에 이사회 및 소위원회 활동 횟수와 출석률을 함께 분석했다. 단순히 보수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 그 보수가 얼마나 타당했는지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2024년 주요 기업들의 사외이사 보수를 '회의당 지급액'으로 환산한 결과, LG그룹 계열사들이 상위권을 휩쓴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대부분 하위권에 머무르며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LG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회의를 개최하고 큰 규모의 보수를 지급했다.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총보수는 일정하지만 회의 참석 횟수가 많아 회의당 보수는 낮은 구조였다.

◇LG계열, 회의당보수 상위권 ‘싹쓸이’

theBoard는 지난달 27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외이사 연봉을 분석했다. 2024년 연봉 기준으로 지난해 재직했던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집계가 이뤄졌다. 총 476명의 사외이사들의 연봉이 집계됐다. 1인당 평균보수액은 대다수 회사가 공시하고 있는 방식을 택해 사외이사(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포함) 보수총액을 작년 말 기준 재직 인원수로 나눠 계산했다.

분석 결과 회의당 보수 기준 상위권 10위 내에 LG생활건강(2위), LG(4위), LG이노텍(10위) 등이 포진했다. LG전자(12위), LG디스플레이(15위), LG화학(16위), LG유플러스(23위), LG에너지솔루션(24위) 등도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LG그룹 계열사는 전반적으로 사외이사에게 높은 보수를 지급했다. 단순히 일부 기업의 특이점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보상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7개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보수는 9000만원~1억원대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순위를 가른 것은 회의수다. 회의당보수 상위에 오른 LG생활건강은 16회, LG는 19회, LG이노텍은 20회로 계열사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회의수가 적었다.

LG 계열 가운데 회의당보수가 가장 큰 곳은 LG생활건강으로 사외이사 회의당보수는 600만원에 달했다. 1인당 보수가 1억원을 넘겼던 LG와 LG전자는 각각 회의당 537만원과 443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연간 회의 수는 19~23회로 비교적 많았지만 1인당 평균 보수가 많았다. LG이노텍LG유플러스도 각각 회의당 450만원, 433만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390만원, LG에너지솔루션은 384만원으로 집계됐다.

LG그룹 7개 계열사의 연간 평균 회의 횟수는 18.4회로 100대 기업 평균 20.7회를 11.1% 밑돌았다. 반면 1인당 보수의 평균은 9434만원으로 100대 기업의 수치 7474만원을 26.2% 웃돌았다.

◇금융지주 회의 많아…신한·우리·하나 나란히 하위권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회의당 보수 기준으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금융지주는 109만원을 기록해 97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 밖에도 신한금융지주 116만원(95위), 우리금융지주 120만원(93위), 하나금융지주 131만원(92위), KB금융 149만원(86위), 메리츠금융지주 200만원(77위) 등으로 금융지주사의 회의당보수는 200만원을 넘어서지 않았다. 순위는 대부분 90위권에 그쳤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회의 횟수는 많아 회의당보수가 낮아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와 위원회를 더해 71회의 회의를 개최했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지주 63회와 우리금융지주 62회, 한국금융지주 57회, KB금융 65회 등 50회 이상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이사회 및 위원회 회의수는 36회로 전체 금융지주 평균 57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100대 기업 평균인 20.7회와 비교해보면 73.9% 많다.

지배구조 전문가는 "사외이사 보수는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사외이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기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LG그룹처럼 소수 회의에 고액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는 전문성과 독립성 기반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며 금융지주처럼 다빈도 회의에 소액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는 모니터링 중심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