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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1차 상법개정안은 여전히 동의, 2차 지나친 급물살"

①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기업하기 힘든 나라…소액주주 보호와 경영 안정 함께 가야"

허인혜 기자

2025-08-11 15:14:11


"제가 우리당에서 가장 먼저 상법 개정안에 찬성한 이유는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소액주주가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우리가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던 내용인데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봅니다. 관세 등 여러 외풍이 부는 상황에서 2차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입장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상반기 상법 개정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여당의 대표 정책이었던 상법 개정안에 선제적으로 동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소액주주 보호'라는 대의가 김 의원을 움직였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상법 개정안 등 자본시장 관련 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래 금융 관련 법안 발의를 주도해 온 인물이다.

더벨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인터뷰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영상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자세한 내용을 theBoard를 통해 다시 한번 소상히 소개한다.

◇찬성에서 우려로 "1차안, 당론 떠나 동의했지만…"

김 의원은 4월 상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김 의원의 소속당인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반대'를 결정했던 상황이다. 안팎에서도 김 의원의 찬성 의견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소액주주가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했다며 "전체 상장기업의 약 85%가 총수 또는 지배주주 체제하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가 구조적으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했다.

여·야 문제보다 1차 상법 개정안으로 보장되는 주식 투자자들의 이익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명확하게 확장해 모든 주주의 이익이 경영 판단의 핵심이 되도록 하는 제도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8월 논의 중인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내놨다. 1차와 입장이 달라진 이유를 물었다. 김 의원은 2차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집중 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논쟁이 설익었다고 봤다.

김 의원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우리가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던 내용인데 정무적 상황에 따라 급물살을 탔다"며 "관세 등 여러 외풍이 불고 있고 노란 봉투법도 등장한 상황에서 2차 개정안의 방향성이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1차 개정안, 기업 반대 알았지만 필요했다"

1차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 만으로도 재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도 발의가 됐다. 그럼에도 1차안에 찬성한 구체적인 배경을 물었다.

김 의원은 1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상법 개정이 무거운 과제라면 자본시장법 개정을 우선해서라도 법제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모든 기업에 동일한 책임 기준을 부과하려면 상법 개정이 필요했다고 봤다.

김 의원은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었을 당시 저는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상법 개정이 다소 무거운 과제라면 자본시장법 개정을 우선하더라도 주주 보호의 최소한의 원칙은 반드시 명문화되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기업의 우려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재계에서는 개정안이 이사의 충실 의무를 과도하게 강화해 기업의 경영 자율성과 자본조달 여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1차 상법 개정안에 한해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진단했다. 경영 판단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판단의 기준을 투명하게 하여 오히려 이사들이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할 경우 면책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이라는 설명이다.

경영계와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이 늘 엇갈린다는 전제는 틀렸다는 게 김 의원의 이야기다. 김 의원은 "주주들을 통해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어떤 때는 주주가 필요하고, 어떤 때에는 경영을 방해한다고 한다면 옳지 못하다고 본다"고 했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양당의 협의로 통과가 됐고 효과도 좋았다. 법안 통과 이후 증시는 반등세를 보였다. 시장이 상법 개정을 주주 권익 보호와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게 김 의원의 답변이다.

김 의원은 "지배구조 개혁 없이 국내 증시에 내재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1차 상법 개정은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인 밸류업을 견인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2차 개정안은 우려…외풍 많은 시기, 설익은 논의 급물살"

2차 개정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중'이라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앞선 이사의 충실의무 등의 안건은 논의가 무르익었지만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일부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속도조절이 필수적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자사주 소각을 두고서도 충분한 토론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의 다양성과 소수주주 권익 제고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주주 간 분열과 경영 전략의 일관성 훼손, 외국계 자본의 지배력 강화 가능성 등 부작용 우려도 존재"한다며 "현실적인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추진된다면 지배구조의 안정성과 경영 자율성에 대한 고려 없이 소수주주 견제 기능만을 과도하게 강조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놓인 대외 환경도 언급했다. 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김 의원은 "관세협상 등의 영향이 있는 와중 경영진에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양보하기만을 강요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사업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라며 "관세 등을 고려하면 차라리 해외에서 투자하겠다는 이야기도 절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1차 상법 개정안의 효과를 살펴본 후 추가적인 대안책을 모색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1차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시장이 변하고 어떤 식으로 경영 판단이 바뀔지 우리가 추적해 가면서 많은 논의들을 하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