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개편을 앞둔
한진칼이 다시 금융위원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기용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6년여 간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아 온 김석동 의장(
사진 왼쪽) 후임으로 유사한 이력을 보유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사진 오른쪽)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이 잠재 후보군에 오르내리는것에서
한진칼 이사회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이사회는 최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잠재적 신규 사외이사 후보 중 하나로 선임했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8명 등 총 11명의 등이사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는데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돼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기를 마치는 사외이사는 김석동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박영석 최윤희 사외이사 등이다.
최 전 위원장이 실제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되면 그는 김석동 의장의 후임 인사 성격을 띈다. 김 의장은
한진칼 이사회 내 유일한 장차관급 고위 관료 출신 인사로
한진칼 이사회에서 재무·회계와 금융·자본시장 분야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선임됐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김 전 위원장은 2020년
한진칼에서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했다.
최 전 위원장은 김 의장과 많은 부분에서 공통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행정고시 2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김 의장과 달리 최 전 위원장은 강릉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행시 25회로 관료 생활을 시작했지만 김 의장과 같이 옛 재정부에서 초기 커리어를 쌓았다. 국제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점 역시 두 전임 위원장 공통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정부부처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세대라는 점 역시 두 인사의 유대감을 끈끈하게 하는 요소다. 김 의장이 과거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 최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으로 서로 업무적 연관성도 갖고 있었다. 두 인사 모두 현재 원로 경제 관료로 법무법인 고문에 적을 두고 있는 점 역시 공통 이력으로 꼽을 만하다.
다만
한진칼 이사회에서 김 의장이 최 전 위원장을 직접 후보로 지명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자산총액 3조원원 이상의
한진칼은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만으로 위원회를 구성케 했는데 김 의장은 사추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다만 사추위가 직접 후보를 추리기 전 이사회를 통해 최 전 위원장을 추천했을 가능성은 있다.
현재
한진칼 사추위에는 최윤희 사외이사(위원장)를 비롯해 박영석 조인영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중 박영석 사외이사의 경우 김석동 의장과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 관계이기도 하고 2020년부터 올해까지 6년 간 최윤희 사외이사 등과 함께
한진칼 이사회에서 함께 활동해온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사 후보군 관리 자체는 이사회 차원의 일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이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는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조원태
한진칼 회장 측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던
진에어 발행 주식 전부를
대한항공에 매도하는 거래를 자문해 온 점도 눈길을 끈다. 개인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화우와의 그간 관계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여지가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 전 위원장이 현재
삼성전기와
CJ 등 두 상장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공직 사회를 떠난 그는 취업제한 시기를 거쳐 2023년 두 상장사 사외이사로 기용됐는데 두 사외이사 임기는 모두 올 3월 도래한다. 상법이 정한 사외이사 최대 임기는 6년이고 그간 사외이사 대부분이 재선임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최 전 위원장 역시 추가 임기를 받을 개연성이 높다.
최 전 위원장이
한진칼 이사회에 합류할 경우 상법 상 사외이사 겸직 제한 규정에 따라 두 기업 이사직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최 전 위원장이 어느 기업을 선택할 지도 두고볼 문제다. 작년 한해 기준
한진칼이 사외이사 한 명에게 지급한 보수는 7300만원수준이며 같은 시기
삼성전기는 9600만원,
CJ(감사위원 겸직) 8600만원으로 보수 수준을 보인다. 보수 자체는
한진칼이 낮지만 전략적 선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진칼은 여전히 호반그룹 간 경영권 분쟁 불씨가 살아있는 상태로 호반그룹 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지분 18.5%를 갖고 조원태 회장 측(20.0%)을 위협하고 있다. 김 의장이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 과정을 모두 지켜본 인물인 만큼 차기 이사 선임 과정에 그의 추천이 중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관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믿을만한 인사를 중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진칼 산하의
대한항공은 올 10월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 계획을 공식 바표한 후 5년여 만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합병 관련 독과점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서를 최근 선정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올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이사가 있어 지금 시점에서 뭐라고 확답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