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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최인혁 사외이사 인맥 연결 회사에 투자 논란

자사주 현물 출자한 유투바이오 최대주주 이재웅과 인연…자사주 자산화 비판도 제기

이돈섭 기자

2026-01-13 16:03:23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대웅제약의 모회사 대웅이 자사주를 풀어 사업제휴를 추진한다. 제휴 대상은 벤처기업 1세대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유투바이오다. 대웅은 3년여 전 이 전 대표와 인연이 깊은 최인혁 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사진)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대웅이 자사주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두고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법 개정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중 일부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사 유투바이오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대웅이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처분하는 주식은 56만4745주로 처분가격은 주당 2만1500원씩 총 121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대웅은 유투바이오 지분 19.2%를 보유하게 되고 유투바이오는 대웅 지분 1.0% 가량을 갖게 된다.

대웅은 이번 유상증자 현물출자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유투바이오는 체외진단검사와 IT 솔루션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개인 맞춤형 검사와 관리 서비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확장을 통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유투바이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4.1%를 취득, 현재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눈길이 가는 곳은 대웅의 이사회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자산 5470억원 규모의 대웅은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6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사외이사진에는 유승신 전 헬릭스미스 연구소장과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 등 바이오 업계 기업인을 비롯해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인연이 깊은 최인혁 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현 네이버 고문)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사외이사의 경우 유투바이오 대주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함께 국내 벤처 창업 1세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국내 인터넷 포털 사업이 형성던 2000년 전후 이 전 대표가 설립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활동한 바 있다. 최 사외이사는 2006년께 네이버로 이동해 COO와 CSO 등 직책을 거쳐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역임했고 이 전 대표는 다음 퇴사 이후 10여년이 지난 2011년 쏘카를 창업했다.

대웅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제휴를 추진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이사회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이사회 결정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대웅 이사회는 유투바이오 유상증자에 자사주를 현물출자해 참여하는데 이는 자사주를 자산으로 간주해 현금과 유사하게 활용하는 구조다. 회계 기준상 자사주는 취득과 동시에 자본에서 차감 계상해야 한다. 자사주를 자산으로 취급해 이해관계 거래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대웅도 자사주를 자본 차감 항목으로 계상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해진 기간 내 원칙적으로 이를 소각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해당 개정안은 자사주는 자산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현행 회계 기준에 기반하고 있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자사주 기반의 교환사채(EB) 발행이 급증한 것도 상법 개정에 앞서 자사주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처분하기 위한 행보라고 지적돼 왔다.

자사주 EB를 발행하는 시도 역시 특정 주주 이해관계 거래에 자사주를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태광산업이 지난해 자사주 기반 EB를 발행하려고 했을 때 트러스톤자산운용이 EB 발행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의 사건이다. 법원은 지난달 태광산업 트러스톤 간 소송에서 태광산업 승소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은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EB 발행 결정을 철회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로 회사가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은 상법 개정 흐름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며 "자사주를 특정 주주 이해관계에 이용하는 경우 자칫 기존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말 대웅은 윤재승 전 대웅그룹 회장(11.6%)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38.1%을 보유하고 있다. 2만여명의 일반주주 지분은 총 19.9%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