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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

하나·JB금융 공동 1위…상위권 싹쓸이한 금융지주

[총론]전체 금융사 평균 153점→157점 상승…증권업은 제자리

고진영 기자

2026-07-23 15:43:41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더벨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금융사들의 이사회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지주사 우세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JB금융지주가 공동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금융지주가 사실상 상위권을휩쓸었다.

반면 증권사들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해 고전했다. 금융사 전반적인 평가 분포는 상향 이동했지만 업권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개선 흐름이 고르게 나타나진 않는 모습이다.

평가는 이사회 구성 60점, 참여도 35점, 견제기능 40점, 정보접근성 35점, 평가개선프로세스 35점, 경영성과 15점 등 22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같은 점수, 다른 강점…하나금융' vs JB금융

theBoard가 실시한 '2026 이사회 평가'에서 하나금융지주JB금융지주가 나란히 186점(220점 만점)으로 금융사 1위를 차지했다. 평가 대상이 된 금융사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를 포함해 모두 53곳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3위(167점)였다가 열두 계단 뛰어올랐고, JB는 단독 1위(187점)에서 한 계단 물러서긴 했으나 여전히 선두를 수성했다. 두 회사의 점수는 같아도 강점이 나타난 부분은 달랐다.


하나금융의 경우 경영성과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이사회 운영을 평가하는 5개 영역에서 178점을 받았다. 금융사 가운데 최고 높은 점수다. 견제기능(40점 만점에 38점)과 정보접근성(35점 만점에 30점)이 각각 전체 1위, 공동 2위를 기록하면서 총점을 견인했다.


5개 영역을 전부 합쳐보면 전년 160점에서 178점으로 18점 대폭 상승했다. 반면 경영성과는 개선되긴 했으나 7점(15점 만점)에서 8점으로 1점 오르는 데 그쳐 중위권에 머물렀다.

JB는 정반대로 6개 지표 중 경영성과에서 최고 득점을 올렸다. 나머지 5개 지표 합계는 174점으로 하나금융·iM금융, 신한지주에 이은 4위였지만 경영성과가 15점 만점에 12점을 받은 덕분에 이 격차를 메웠다.


경영성과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3개 항목 가운데 JB금융지주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만점(5점)이 매겨졌다. 지난해 역시 경영성과가 13점으로 고득점에 가장 크게 기여했는데 올해도 같은 추세가 이어진 셈이다.

◇상위권 독차지한 금융지주…은행과 격차 두 배로

개별 순위 변화보다 더 뚜렷한 특징은 업권 간 격차에서 나타났다. 전체 1위부터 6위까지 금융지주가 독식했다. 하나금융·JB에 이어 iM금융지주(185점)·신한지주(182점)·KB금융(179점)·우리금융지주(177점) 순으로 랭킹됐다.


경영성과를 뺀 5개 지표만으로 줄을 세워도 상위 7위까지 명단을 금융지주가 채웠다. 지난해 상위권에 부산은행(4위)과 카카오뱅크(7위)가 섞여 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지주들의 고득점이 한층 더 두드러졌다.

업권별 평균점수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지주 8곳이 평균 179.3점으로 가장 높고, 은행 13곳(164.7점), 보험 17곳(153.1점), 증권 15곳(146.4점) 순으로 뒤를 따른다. 상위 10위 안에 든 회사도 금융지주가 7곳, 은행이 2곳, 보험이 1곳이었고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추이로 보면 금융지주의 2026년 평균은 179.25점으로 전년보다 9.13점 상승했다. 은행 평균은 164.69점으로 소폭(2.04점) 개선됐다. 두 업권의 격차는 2025년 7.47점에서 14.56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또 보험 평균은 153.12점으로 7.79점 높아졌고 증권은 146.37점으로 2.57점 올라 사실상 제자리 걸음했다.


◇증권사 열세 뚜렷…최하단 4곳 중 3곳

증권업의 열세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15개 증권사 가운데 전체 25위 안에 든 곳은 교보증권(159점) 한 곳뿐이이다. 전체 금융사 중 최하위권에 머무른 대신증권(50위), 한화투자증권·흥국화재(공동 51위), 신영증권(53위) 가운데 세 곳이 증권사였다

이사회 규모나 위원회 구성, 외부 평가 도입 등에서 증권업계가 지주나 은행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 가운데 최저점을 받은 농협금융지주(163점)가 증권사 1위인 교보증권(159점)보다 4점 높았을 정도다.

전년 대비 순위 변동도 컸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은 42위에서 15위로 27계단, 농협금융지주는 41위에서 21위로 20계단 급등했다. 반대로 NH농협은행은 26위에서 36위로 10계단, 대신증권은 30위에서 50위로 20계단, 신영증권은 34위에서 53위로 19계단 내려앉았다. 하나증권은 점수가 144점에서 146점으로 2점 올랐지만 순위는 34위에서 41위로 7계단 하락했다.

금융사 전체 점수의 중심은 위로 이동했다. 53개사 합산 점수는 8103점에서 8373.5점으로 270.5점 올랐다. 평균은 152.89점에서 157.99점으로 5.10점, 중앙값은 149점에서 157점으로 8점 상승했다. 38개사가 전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4개사는 같은 점수를 유지했으며 11개사는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