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사외이사들이 최근 일제히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사회 차원에서 시장에 기업 성장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우리나라 모든 상장사를 통틀어 사외이사진이 같은 시기 같은 양의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사외이사의 주식 매수 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사외이사 4명 전원은 지난 3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각각 많게는 세 차례 적게는 두 차례에 걸쳐 삼성SDS 주식을 200주씩 장내 매수했다. 평균 매입가는 12만3555원이었다. 사외이사 한 명당 약 2400만원가량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삼성SDS 주가는 17만3900원이었다.
작년 한해 삼성SDS가 사외이사 한 명에게 지급한 보수는 평균 9400만원이었다. 연간 사외이사 보수의 4분의 1 정도를 회사 주식을 매입한 데 투입한 셈이다. 현재 삼성SDS 사외이사진에는 신현한 연세대 교수(선임 사외이사)를 비롯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 이재진 서울대 교수,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 전원이 소속 기업 주식을 일제히 같은 양을 매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외이사 전원이 같은 시기 같은 양의 주식을 매입한 것은 삼성SDS가 2014년 상장과 함께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삼성SDS는 사외이사 보수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 보수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진 않다.
삼성SDS 사외이사진 [이미지=삼성SDS 홈페이지]
이번 사외이사 주식 매입은 시장에 주가 흐름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주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일반주주의 요구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사외이사 전체가 주식을 직접 취득함으로써 향후 주가 전망에 긍정적 시그널을 제공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 일반주주들은 그간 회사 측에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주문해왔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는 일부 주주가 삼성SDS가 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자산을 활용해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가를 부양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SDS 주가는 2021년 이후 올초까지 4년여 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S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조원 이상이다. 구체적으로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2924억원, 단기금융상품 2조8113억원 수준이다. 별도 자산총계 8조3734억원 중 37%(3조1037원)가량을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갖고 있는 셈이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현금성자산 규모는 6조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내부적으로도 현금성 자산 활용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SDS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회사 자체적으로도 현금성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가 이뤄져왔다"면서 "큰틀에서 보면 중장기적 사업 가치를 확대해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회사 방침인데 이사회 차원에서 회사를 믿어달라고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국가 AI 컴퓨팅 시스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공공 영역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등과 같은 인프라 투자 수요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삼성SDS 목표주가를 23만원대로 상향 조정키도 했다. 지난해 삼성SDS는 보통주 한주당 2900원씩 총 2243억원을 결산배당했다. 1년 전과 비교해 7.4% 정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