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이후 사외이사들이 가장 시급한 보완 과제로 교육을 꼽았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에 따라 개인 법률·규제 리스크 부담이 커지면서 교육이 단순 오리엔테이션이 아니라 이사회 의사결정 역량과 책임 대응 능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theBoard가 실시한 사외이사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1명 중 61.9%(13명)가 현행 사외이사 교육 오리엔테이션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7.6%(10명)가 '(제도 운영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14.3%(3명)가 '매우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보통이다' 혹은 '대체로 충분하다' 등 긍정적 응답 비율은 각각 19.0%(4명)씩 총 38.0%(8명)에 그쳤다.
사외이사 교육은 개별 기업 재량껏 이뤄진다. 상장사에 사외이사
대상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법은 전무한 상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매년 한 차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보고서 상 사외이사 교육 실시 여부와 그 내용을 적시해야 하는 점과 금융회사의 경우 이사 전문성과 적격성 유지를 위해 교육 평가 체계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기업이 스스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단순 보고 사항까지 교육 실적으로 기재하는 등 형식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각종 이익단체 등이 각 기업에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편적 이슈 해석이나 범용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상장사 사외이사는 "사외이사가 한 분야 전문가이지만 경영 전반에 관련한 체계적 지식은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화가 필요한 분야(복수응답 가능)는 '법률·규제 리스크' 분야가 전체의 57.1%(12명)으로 가장 많았고 'CEO 승계 및 보상 등 지배구조 이슈'가 42.9%(9명)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 상당수가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사업 이해가 38.1%(8명), 지속가능경영 이슈가 33.3%(7명), 재무·회계 이슈가 6명(28.6%) 등 순이었다. 현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9.5%(2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응답은 개정 상법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응답자들은 최근 상법 개정으로 바뀐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범위 확대'(76.2%, 16명)를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집중투표제 도입(14.3%, 3명)과 감사위원 선임 요건 강화(4.8%, 1명) 등 순으로 이어졌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로 주주와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이사 책임 논의가 강화되는 만큼 이사 개인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응답자 중 한 사외이사는 "(주주충실 의무 확대 이슈는) 사외이사들이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이익을 중요시할 이유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대주주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응답했다. 다른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법 개정 내용"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이사회에서) 대충 회의하고 싶은 이사들이 있어도 그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 관심사는 이사 개인 법률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되고 이 움직임이 교육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응답자들은 이번 주총 시즌 이사회에서 심의가 까다로웠던 안건으로 '이사 수 및 임기 조정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20%, 4명)과 '자사주 처분 계획서 승인 안건(20%, 4명)' 등 개정 상법 요구사항을 다수 꼽았다. 교육 수요 확대는 실제 이사회 활동 난이도와 연결된 양상이다.
그 배경으로는 '정확한 내용 숙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 시간과 사전 설명 부족'과 '주주가치 확대와 기업 미래가치 간 고도의 경영판단' 등의 응답이 있었지만 '개정 상법 하에서 기준을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응답도 있어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회 활동이 더 까다로워졌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행동주의 펀드 대응(10.0%, 2명)을 꼽은 이도 있어 상법 개정에 이은 시장 요구 대응을 어려워하는 인식도 있었다.
한편 theBoard는 이사회 운영 제도 관련 사외이사 인식 지형을 확인하기 위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현직 사외이사 21명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진행했다. 사외이사 임기 제한(6년)에 대한 적합성과 사외이사 겸직 제한(최대 2곳) 등에 대한 인식을 물었고 안건 사전 자료 제공 수준과 검토 기간 소위원회 운영 실
효성 사외이사 선임 절차의 적정성, 지원 조직 및 교육 프로그램 수준 등도 함께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