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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의결권 리뷰

한국전력, 내부출신 상임감사에 국민연금 포함 40% 반대표

김태옥 상임감사 본부장까지 35년 근무…정치인 대신 첫 내부 출신 선임에 독립성 문제 제기

안정문 기자

2026-05-22 11:08:27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 대부분은 조용히 통과된다. 9할 이상의 압도적 찬성표가 쏟아지는 게 대부분이다. 2026년 정기주총에선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이사 보수 한도, 사외이사 개별 선임, 자기주식 처분 계획 등 과거엔 형식적이었던 안건들이 팽팽한 표 대결로 번지거나 부결로 끝났다. 상법 개정이 진행되고 집중투표제·자기주식·이사 독립성 등 지배구조 쟁점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와 주요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내역을 토대로 주주총회 의결권이 갖는 의미를 진단해본다.
국민연금이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6년 만에 반대했다. 한국전력 이사회가 내부 출신 인사를 처음으로 상임감사위원 후보로 올린 가운데 국민연금은 독립성 기준을 문제 삼아 제동을 걸었다. 선임은 의결됐지만 40%에 가까운 반대표가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 이내 회사에서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했다는 점을 반대사유로 제시했다. 한국전력의 상임감사위원 자리에 내부출신 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정치권 인사가 그 자리를 맡아왔다.

◇6년 만의 반대, 독립성 기준이 발목

한국전력은 21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태옥 전 전력그리드본부장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의결권이 행사된 주식수 기준 62.5%가 찬성했고 37.5%가 반대,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이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이 제시한 반대 사유는 명확하다. 회사 또는 계열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독립성 요건 미충족이다.

김태옥 상임감사위원은 한국전력에 약 35년간 재직하면서 기술기획처장, 광주전남본부장, 전력그리드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퇴직 후인 지난 2024년에는 대한전기학회 협동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전 재직 기간을 따지면 독립성 기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판단이다.

한국전력은 "김태옥 이사는 한전의 현안인 국가전력망 건설 계획과 운영에 대한 이해와 업무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리스크를 해소, 예방하고 임직원의 업무수행을 지원하는 감사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올 정기주주총회 시즌에도 넷마블, LX인터내셔널, 세방전지, 한국항공우주, 다우기술, SK바이오팜, DB하이텍 등 기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사유는 김 위원과 같이 이사 후보들이 주요 지분 또는 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에서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한전 상임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20년 최영호 선임 이후 처음이다. 2011년 광주 남구청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공공청사 위탁 개발사업을 체결했다. 남구가 105억원을 들여 옛 화니백화점 주월지점 건물을 매입하고 캠코는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였다.

캠코는 390억원을 들여 건물을 개조했고 남구는 2013년 4월 현 백운동 청사로 이전했다. 이후 임대 수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감사원은 캠코가 차입해 집행한 리모델링 비용 368억원의 상환 책임이 남구에 있다고 결론 냈다.


◇기존 상임감사, 정치권 인사 차지

한국전력은 2008년 감사위원회 설치 이후 9명의 상임감사위원을 거쳐왔다. 김태옥 위원은 이 중 첫 한전 내부 출신 인사다. 기존에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정치권 혹은 관료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2008년 12월 감사위원회가 설립된 뒤부터 2011년 1월까지 상임감사위원은 강승철 전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이 맡았다.

한대수 전 위원(2011년 1월~2013년 1월)은 한나라당 청주상당 당협위원장과 제2사무부총장을 지낸 인사다. 안홍렬 전 위원(2013년 12월~2015년 12월)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2007년 박근혜 대통령경선 서울시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성한 전 위원(2016년 5월~2018년 6월)은 박근혜정부 초대 제18대 경찰청장을 지낸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이정희 전 위원(2018년 8월~2019년 12월)은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 광주 선거대책위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최영호 전 위원(2020년 11월~2022년 11월)은 광주시 남구청장 출신 민주당 계열 지역 정치인이다. 전영상 전 위원(2023년 3월~2025년 3월)은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자유한국당 충주시장 예비후보 출마와 윤석열 대통령 지지모임 활동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