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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

독립이사 별도회의 만점 0곳…견제기능 약화 요인

53개사 중 79% 독립이사 단독 회의 1점…하나·BNK금융 3점으로 평균 이상

고진영 기자

2026-07-28 08:21:18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더벨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금융회사들의 이사회 평가 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독립이사만 모여 현안을 논의할 기회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이사들이 경영진은 없는 자리에서 논의를 이어갈 경우 상대적으로 견제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독립이사들이 승계와 보수, 이해상충처럼 민감한 현안을 별도로 논의할 수 있어야 관련 의견을 주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별도회의에 대한 평가는 올해 금융지주 평가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로 남았다.

theBoard가 실시한 ‘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독립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가’를 묻는 평균은 5점 만점에 1.25점을 기록했다. 적용 대상 53개사 가운데 42곳이 1점에 머물렀다.

반대 사례가 없어서 대부분 채점에서 제외(0) 처리된 "이사회가 의안 반대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가" 항목을 빼면 가장 낮은 평점이다. 만점을 받은 금융사는 한 곳도 없었다.

채점은 연간 개최횟수를 기준으로 했다. 올해는 1점을 받은 금융사가 전체의 79.2%를 차지했다. 평점 1점은 독립이사만의 회의를 연간 4회 미만 열거나 혹은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독립이사만의 회의를 연간 4회 이상 연 것으로 확인돼 2점 이상을 받은 금융사는 11곳(20.8%)뿐이다. 3점 이상을 받은 곳은 2곳(3.8%)에 그쳤다.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금융사는 하나금융지주BNK금융지주다. 독립이사만 참석하는 회의를 연간 7~8회 열어 각각 3점을 받았다. 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 코리안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KB국민은행, KB증권 등 9곳은 연간 4~6회 개최로 2점이 매겨졌다.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1점 대였다.

이번 평가는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소위원회의 개최 횟수를 단순히 더하지 않았다. 특정 안건 처리를 위해 일부 독립이사가 참석하는 소위원회와 경영진 없이 정례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장 등 일부 독립이사의 개별 면담이나 소그룹 간담회 역시 독립이사 전체회의로 보지 않았다.

독립이사만의 회의는 정식 이사회에서 충분히 말하기 어려운 경영진 평가와 승계, 보수, 이해상충 문제 등을 논의할 통로가 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기업지배구조 원칙에서 일부 국가가 독립이사들의 정기적인 별도 회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독립이사가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경영진과 분리된 논의 구조가 객관적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취지다.

독립이사 별도회의의 부진은 금융사 이사회 평가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흐름과 대조된다. 53개사의 전체 평균은 2025년 152.89점에서 올해 157.99점으로 5.10점 상승했다. 독립이사만의 회의와 관련한 항목 평균은 2025년 1.43점에서 2026년 1.25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도 이 문항은 가장 낮은 평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5점을 받았던 KB손해보험(2점)과 코리안리(2점), 한화손해보험(1점) 등은 올해 각각 1~2점으로 점수가 내렸다. 롯데손해보험메리츠화재해상보험 역시 같은 기간 각각 4점에서 1점으로 깎였다.


반면 점수가 오른 회사도 있었다. BNK금융지주가 2점에서 3점으로 1점 상승했다. 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 현대해상,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KB국민은행 등도 1점에서 2점으로 올랐다.

업권별로는 금융지주의 평균이 1.7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은행은 1.23점, 보험은 1.18점, 증권은 1.07점 순이었다. 보험은 지난해 평균 2.06점에서 올해 1.18점으로 0.88점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