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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 2.0

사외이사·CEO '적정 임기정책' 논의 본격화

④독립성 강화하고 집합적 정합성 조기 달성 방침…CEO '3연임' 검증도 강화

최필우 기자

2025-06-02 07:01:15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이복현 원장 체제에서 추진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정립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계획까지 내놓았다. 금감원이 이 원장 취임 전부터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독려해 온 것을 고려하면 그의 퇴임 후에도 후속 계획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괄적 경영승계 프로그램, 디지털 거버넌스 등 해외 사례와 기술 발전을 감안한 추가적인 모범관행 항목이 제시됐다. 후속 계획과 관련된 은행지주 이사회 현황과 개선점을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이사 적정 임기정책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CEO와 사외이사들이 장기간 임기를 공유하면서 이사회 독립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봤다. 또 이사회 전반에 걸쳐 확보된 분야별 역량을 뜻하는 '집합적 정합성'을 갖추기 위해서도 임기정책 손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CEO 장기 연임에 대한 검증도 강화한다. 금융지주 CEO가 3연임에 도전하는 경우가 장기 연임에 해당한다. 세번째 임기 수행 여부를 결정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시행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지주 CEO 3연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참호구축 방지' 기조 이어간다…'시차임기제' 대안 거론

금감원은 이사의 장기 연임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모범관행 원칙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검증 대상에는 사외이사와 CEO 모두 포함된다.

기존 원칙을 수립할 때도 금감원은 이른바 '참호구축'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EO와 사외이사가 장기간 함께 재직하면서 감시, 견제 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지적했다. CEO가 사외이사 임기를 연장해주고, 사외이사들은 CEO의 연임을 허용하는 식으로 서로의 장기 재직을 보장하는 실태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장기 임기공유 관행이 이어질 경우 이사회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집합적 정합성을 보완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이사회가 가지지 못한 전문성을 보완하려면 각 분야에서 검증된 인사를 시의적절하게 선임해야 하는데 기존 사외이사의 장기 재임이 이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시차임기제가 거론된다. 시차임기제는 CEO와 사외이사 임기가 겹치는 기간을 제한하기 위해 이사별로 취임과 퇴임 기간에 시차를 두는 방식이다. 시차임기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CEO 임기 중 이사진을 새 얼굴로 교체할 수 있어 감시와 견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임기 차등부여도 방법으로 꼽힌다. 현재는 신규 취임 사외이사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1년씩 연장하는 방식이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수의 사외이사가 동시에 취임하고 임기 연장 후 함께 퇴임하는 식으로 CEO와 임기를 장기간 공유한다. 사외이사별 임기를 다르게 부여하면 일시적인 취임과 퇴임을 방지하는 게 가능하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뉴 노멀' 되나

사외이사의 적정 임기를 논의하는 건 CEO 경영진에 대한 감시, 견제 기능을 담보하는 차원이다. 감시, 견제 대상이 되는 CEO의 임기 정책도 보완해 검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CEO 임기 정책으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꼽힌다. 은행권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3년 임기를 두차례 소화한 뒤 한번 더 임기를 부여받는 이른바 '3연임'이 보편적이었다. 1명의 CEO가 총 9년을 재직하는 셈이다. 지주 회장이 되는 건 녹록지 않은 일이었으나 일단 CEO가 되기만 하면 장기간 재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3연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허들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특별결의 절차가 신설되면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충족해야 지주 회장의 3연임이 가능하다. 은행권에서 대표이사 선임 찬성률이 66%를 밑돌았던 전례가 종종 있었던 만큼 효력을 발휘할 만한 제도다.

우리금융지주가 시중은행지주 중 처음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제도 도입 방침을 공개하면서 업계 뉴 노멀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우리금융이 특별결의 제도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금융 당국과의 긴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 당국이 다른 시중은행지주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