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글로벌그룹 주요 계열사의 합산 자산이 2025년 말 기준 5조원을 넘어섰다. 공시
대상기업집단 신규 지정의 배경에는 핵심 계열사인 일진글로벌과 베어링아트의 실적 개선과 자산 확대가 자리했다. 특히 일진글로벌은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이 크게 늘었고, 베어링아트는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 5곳(일진·일진글로벌·베어링아트·일진글로벌홀딩스·일진베어링)의 별도기준 자산합계는 5조328억원으로 전년(4조5817억원) 대비 4511억원(9.8%) 증가했다.
일진글로벌그룹은 1978년 이상일 창업주가 설립한 자동차 부품 전문 그룹으로 현재 창업주의 장남인 이동섭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일진글로벌그룹은
일진전기·일진머티리얼즈 등을 거느린 허진규 창업주 계열의 일진그룹과는 창업주, 오너 일가, 사업 영역 등이 모두 다른 별개의 기업집단이다. 공정위도 두 그룹을 각각 일진글로벌그룹과 일진그룹으로 구분해 관리한다.
일진글로벌그룹의 핵심 사업은 차량용 휠 베어링과 섀시부품 제조다. 주력 계열사 일진글로벌은 3세대 휠 베어링을 비롯해 볼조인트, 컨트롤암, 스태빌라이저 링크 등을 생산해 현대
기아차,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테슬라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베어링아트는 전기차 모터용·트랜스미션용·철도 차축용 베어링 등 산업용 베어링 사업을 담당한다. 회사는 3세대 차량용 휠 베어링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진글로벌, 베어링아트 성장 이끌어
일진글로벌그룹 계열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핵심계열사인 일진글로벌의 자산 증가가 눈에 띈다. 2025년 말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1조4268억원으로 전년 1조1969억원과 비교해 19.2%(2299억원) 늘었다. 5개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다.
핵심은 현금성 자산의 축적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541억원에서 1672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난 데 더해 전년엔 없던 단기투자자산 1700억원이 새로 쌓였다.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 합계가 541억원에서 3372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370억원에서 2310억원으로 68.6% 급증하면서 현금 축적 여력이 커졌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은 3599억원에서 3228억원으로 371억원 줄었다.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667억원이 지분법 회계상 투자자산 장부가를 낮춘 결과다. 지분법이익 305억원이 장부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배당 수령액이 이를 상쇄했다.
베어링아트의 자산총계는 8475억원에서 9790억원으로 15.5%(1315억원) 늘었다. 주목할 대목은 자본이다. 자본총계가 3436억원에서 4694억원으로 36.6%(1258억원) 증가했다. 2025년 당기순이익 1264억원이 전년 482억원의 2.6배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도 3904억원에서 4772억원으로 868억원 늘었다. 다만 부채 부담은 점검
대상이다. 부채비율이 108.6%로 5개사 가운데 단연 높다. 차입금은 유동부채에 몰려있다.
◇그룹 정점 일진 보유 지분가치 상승, 일진글로벌홀딩스는 유일하게 자산 줄어
그룹 최상단의 일진은 자산총계가 1조4504억원에서 1조5601억원으로 7.6%(1097억원) 증가했다. 자산 증가의 대부분은 지분법적용투자주식에서 비롯됐다. 계열사 투자주식 평가액이 1조1582억원에서 1조2830억원으로 1248억원 늘었다. 사업 자체의 성장보다 자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이 자산팽창을 이끌었다.
일진베어링은 자산총계가 2735억원에서 2947억원으로 7.7%(212억원) 늘었다. 단기투자자산을 55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두 배 확대했고 현금및현금성자산도 258억원에서 378억원으로 늘었다. 재고자산은 463억원에서 348억원으로 115억원 줄었다.
일진글로벌홀딩스는 5개사 중 유일하게 자산이 줄었다. 자산총계가 8134억원에서 7722억원으로 5.1%(412억원) 감소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282억원에서 688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단기투자자산도 3415억원에서 3241억원으로 174억원 축소됐다.
표면적으로 현금 감소로 보이지만 부채 변화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2024년 말 971억원에 달했던 당기법인세부채가 2025년 말에는 사실상 소멸했다. 부채총계가 1053억원에서 152억원으로 901억원 급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규모 세금 납부에 따른 일회성 유출이 현금 감소와 자산 축소를 이끌었다. 자본총계는 7082억원에서 7570억원으로 488억원 늘었다.
공정위가 집계한 일진글로벌그룹의 전체 계열사는 9개사다. 주요 5개 계열사 이외에는 더블유엔제이홀딩스·어반넥스트·디엔케이 등 부동산 임대 소규모 법인과 베어링플러스가 포함됐다. 이들을 포함한 2025년 말 그룹 합산 자산은 5조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진글로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공시
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