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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

LG, 사외이사 책임경영 시도…밸류업은 제자리

이수영 사외이사 2021년 주식 매입, 배당 제외 상승률 마이너스 5%

이돈섭 기자

2026-07-16 14:37:03

LG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드물게 자사주를 직접 매입한 이수영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직, 사진)투자 성과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한해 보수를 전량 주식에 투입해 책임경영 행보를 보였지만 회사는 주가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식을 보유한 사외이사가 늘어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이사회의 의사결정이다. 어떤 자본배분 전략을 선보일지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사외이사는 기업인 출신이다. 코오롱그룹 상무 출신인 그는 환경시설관리공사 전무를 거쳐 코오롱에코원 대표,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법무법인 화우에 고문으로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상장 계열사 이사회 내 사외이사진 대부분이 전·현직 대학교수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외이사의 이력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2021년 3월 LG 이사회에 환경 전문가 포지션으로 합류한 이 사외이사는 이사 선임 직후 LG 주식 1000주를 주당 10만8000원씩 총 1억800만원을 들여 매수했다. 2021년 한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한 명이 평균 1억400만원 보수를 받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해 보수 전체를 주식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2021년 LG에서 LX홀딩스가 인적분리해 출범하면서 이 사외이사 주식량은 1000주에서 89주가 줄어들어 911주가 됐다.

최근 5년간 LG그룹 내 12개 상장 계열사 이사회에서 현직 사외이사가 주식을 직접 장내 매입한 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LG생활건강의 이태희 전 사외이사(2019~2025)와 LG유플러스 김종우 전 사외이사(2021~2027) 정도다. 사외이사 임기 중 주식 매입은 사외이사 개인 이사회 활동에 있어 독립성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사외이사가 주식을 매입한 이후 현재까지 LG 주가는 재평가 기회를 찾지 못하고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 주가는 2021년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와 LX그룹 계열분리 등 그룹 재편 과정에서 지주사 할인 우려가 부각되며 한동안 약세를 유지했다. 2023년까지도 계열사 실적 둔화와 지주사 디스카운트 영향 등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24년 들어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지주회사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1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LG CNS 상장 계획이 구체화하자 중복상장에 따른 가치 희석 우려가 재차 제기됐고 주가는 재차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 사외이사는 2024년 연임에 성공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그의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AI와 로봇 등 그룹 신사업 가치가 부각되고 핵심 계열사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지주회사 순자산가치(NAV) 확대 기대감이 커져 지난 5월 12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현재는 1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2021년 3월 말 이 사외이사 주식 매입 당시 대비 LG 주가는 큰 폭의 변화 없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15일 종가(10만2400원) 기준 사외이사의 실질 수익률은 8.8%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사외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 자체는 마이너스 5.2% 성장해 쪼그라들었지만 매년 결산배당을 통해 배당 수익을 얻은 것이 실질적인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LG는 2025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3100원 우선주 한 주당 3150원을 배당했다. 2023사업연도 이후 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초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을 높이는 등 거버넌스 개선에 나섰다. 지난 6월 초 LG가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상 핵심지표 준수율은 지난해 86.7%에서 93.3%로 높아졌다. 주요 계열사 중 한 곳인 LG화학의 경우 올 하반기 해외 기업설명회에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이사회와 투자자 간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LG는 발행주식의 1.9%(약 303만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5월 말 해당 자사주를 모두 소각했다. 하지만 현재 LG의 PBR은 0.5배 수준으로 더 적극적인 자본배분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가치투자 하우스 실체스터 측은 LG 지분을 2023년 4월 5% 확보한 데서 지난해 말 7.2% 수준으로 확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