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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보수 산정 시스템 점검

논란의 주식연계보상…'윈윈 인센티브'로 진화하려면

⑫법무법인 화우 윤소연 변호사 "인센티브 정책에 기업 성장 고민 담아내야"

이돈섭 기자

2026-02-09 10:55:16

편집자주

올 3월 정기주총 시즌 다양한 기업의 이사 보수 체계를 둘러싼 이슈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 판례를 시작으로 상법 개정과 해외 사례들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키면서 시장 내 상당한 잡음이 일 전망이다. TheBoard는 기업 보수 체계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짚어보고 거버넌스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임직원 보수를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최근 몇 년 사이 RSU(Restricted Stock Unites·양도제한조건부주식)와 PSU(Performance Share Unit·성과연동보상제도)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주식연계보상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일련의 상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주식연계보상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제도를 둘러싼 오해와 논란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업 인센티브 정책 전문가로 알려진 법무법인 화우의 윤소연 변호사는 최근 더벨과 만나 "주식연계보상의 핵심은 주주와 회사 그리고 임직원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윤 변호사는 서울대 건축학과와 같은 학교 심리학과 석사 과정을 거쳐 서울대 로스쿨 1기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M&A 전문 변호사를 거쳐 네이버 법무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오랜 기간 국내 기업의 인센티브 정책의 대명사는 스톡옵션 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스톡옵션 제도는 매수 권리 행사 시 주가 수준에 따라 자칫 휴지 조각이 될 수 있고 임직원으로 하여금 단기적으로 주가만 올리면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모 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이 연이어 스톡옵션 권리를 행사하고 기업 주가가 떨어지자 잇따라 퇴사 절차를 밟으면서 세간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다가 최근 수년 사이 주식연계보상 제도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윤 변호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스톡옵션 제도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있었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주식연계보상 제도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면서 "주연계보상 제도는 주주와 회사, 임직원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는 차원에서 이상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인 인센티브 체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윤소연 변호사는 “인센티브 규모 그 자체보다 인센티브 정책이 성과 창출 여부와 연동해 회사와 주주, 임직원에 윈윈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법무법인 화우]

해외 사례를 보면 변화의 방향은 보다 분명하다.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임직원에 현금 보상을 지급하면서 연공적 보수 구조가 자리잡았다. 그러다가 일본 정부가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거버넌스와 인센티브 개편에 나섰고 이 시기 다양한 형태의 주식연계보상이 채택되기 시작했다. 현금 보상에서 스톡옵션, 그리고 주식연계보상으로 변해가는 것이 국내외 뚜렷한 인센티브 정책 변화 방향이라는 게 윤 변호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에 뿌리내리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국내 모 그룹이 주식연계보상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자 시장에서는 회삿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재원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스톡옵션은 대주주에게 지급할 수 없는데 주식연계보상은 제한이 없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회 의결 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포함시켜 주총 결의를 받게 하는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윤 변호사는 주식연계보상을 둘러싼 논의의 초점을 바꿔볼 것을 제안했다. 윤 변호사는 "어떤 경영인이 자기 회사에 수조원 규모의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면 그에게 제공하는 백억원 단위 인센티브가 과도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인센티브 규모 그 자체보다 인센티브가 성과 창출 여부와 연동해 잘 설계됐는지 주주와 회사, 임직원에게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자사주를 의무 소각게 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여기에는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경우 소각 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취득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주식연계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상법 개정안이 주식연계보상 제도 채택을 사실상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형식의 주식연계보상이 바람직할까. 무엇보다 회사 특성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는 게 윤 변호사 생각이다. 주가 상승이 중요한 기업은 총주주수익률(TSR) 지표를 성과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고 현금창출 능력을 강조하는 기업은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개선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베스팅(Vesting) 기간 설정 역시 각 기업과 산업 특성에 맞게 설정해 주식연계보상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전체 시장 대비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기준으로 인센티브 규모를 책정하곤 한다. 윤 변호사는 "주식연계보상을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설계 내용이 실제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주주들은 그 도입 배경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주주와 회사, 임직원이 모두 납득할 수 있게끔 적절한 설명을 하는 것은 거버넌스 운영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주식연계보상 제도를 둘러싼 오해는 기준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식연계보상 제도를 도입할 때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인센티브 가치를 언제 어떤 식으로 매겨 주주에게 소개할 것인지 또 주총 안건에는 어떤 식으로 올려 결의를 추진할 것인지 실무적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건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윤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공시 의무가 생겨난다거나 유사한 규제가 중복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현행 규제와 현재 논의되는 내용이 정리될 필요는 있다"면서 "규제를 어겼을 때 처벌을 받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이 제도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