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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산정 시스템 점검

자사주 의무 소각 전 RSU 도입 움직임…전문가 의견은

⑤오너 지배력 강화에 활용 가능…자사주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시장 소통해야

이돈섭 기자

2026-01-26 15:28:09

편집자주

올 3월 정기주총 시즌 다양한 기업의 이사 보수 체계를 둘러싼 이슈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 판례를 시작으로 상법 개정과 해외 사례들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키면서 시장 내 상당한 잡음이 일 전망이다. TheBoard는 기업 보수 체계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짚어보고 거버넌스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해 본다.
RSU(Restricted Stock Unit)와 RSA(Restricted Stock Award)와 같은 주식연계보상 제도는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회피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식연계보상 제도 운영방식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있는 현행법이 없고 기존 취득한 자사주를 본래 취득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는 명시적 가이드라인도 사실상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취득한 자사주를 RSU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이를 소각케 하고 있지만 임직원 보상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경우 등은 예외 규정으로 허락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고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법이 실제 개정되고 나면 자사주 활용 목적을 둘러싸고 주주의 감시가 더 엄격해지기 때문에 본래 취득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 올 주총 RSU 도입 이어질까…자사주 활용에 관심

우리나라 시장에 RSU 제도가 도입된 건 지금으로부터 5년여 전이다. 2020년 한화그룹이 국내에서 처음 RSU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네이버와 쿠팡, 두산, 크래프톤 등도 이 제도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RSU의 경우 스톡옵션과 달리 권리 행사 시점 주가 수준에 따라 인센티브 규모가 출렁이지 않고 주식 부여 절차와 부여 대상, 행사 기간 등 다양한 규제에서 자유로워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도 주식을 교부할 수 있다는 점도 RSU 매력도를 높이는 중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오너가 이 점을 활용해 자기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RSU 제도를 도입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는 RSU를 교부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대주주에도 장기성과 ·재직에 따른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이목을 끄는 건 자사주 의무 소각을 피해 RSU를 도입하려는 시도다. 현재 국회에는 자사주를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소각케 하는 상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사주를 취득하면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의무 소각해야 하는데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하는 경우는 주총 특별결의를 받아 예외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사주 취득 목적과 실제 사용 내용을 엄격하게 대조하진 않았고 반드시 목적에 부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현행법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주가 부양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RSU 용도로 활용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상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자사주 활용처를 모색하는 기업 입장에서 RSU 도입은 매력적인 주가연계보상의 일환으로 고려될 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장사 보령의 경우 2024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RSA(양도제한조건부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지난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과 함께 결의에 부쳐졌다. 올해부터 RSA 지급이 본격화할 전망인데 과거 자사주 취득 당시 보령은 그 목적을 '자기주식가격 안정'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오너 3세 경영인인 김정균 대표가 RSA 제도를 통해 주식을 취득할 경우 오너 지배력 강화라는 지적이 일 수 있다.

◇ 다양한 형태 보상안 출현, "제도 마련해 오해 불식해야"

전문가들은 현재 RSU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적시하고 있지 않은 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 시장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RSA와 RSU 등과 같은 주식연계보상의 경우 자사주뿐 아니라 신주발행과 교환사채 발행 등으로도 지급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기취득한 자사주를 활용하는 건데 자칫 시장 잡음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기업에서) 현재 시점에서 RSU 도입과 그 운영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자사주 의무 소각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논란도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법 취지에 따르면 자사주를 기존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하는 만큼 주가 안정 등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본래 취득 목적에 맞지 않게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 그 사유를 시장에 뚜렷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제 혜택에 대한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스톡옵션의 경우 벤처기업에 한해 연간 행사이익 2억원까지 비과세되기 때문에 제도 채택에 따른 인센티브가 명확하지만 RSA와 RSU의 경우 세제 혜택 내용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시장의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주가 연계 보상 인센티브에 따른 세제 혜택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 기업 활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RSU RSA 등 주식연계보상 이외에도 색다른 보상 체계를 도입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22년 주요 임원에게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차액보상권(Stock Appreciation Rights, SARs)을 부여했다. 주가차액보상권이란 권리 행사 시점 주가와 미리 정해둔 기준 주가의 차액만큼 현금 혹은 자사주로 보상받을 권리다. 이 권리는 여타 주식연계보상과 달리 부채로 회계처리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같은 시기 가상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가상의 주식을 부여하고 주가 상승분이나 해당 수익에 연동된 차익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성과 보상 제도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안들이 속속 도입되고 앞으로도 그럴 텐데 정확한 제도 운영을 위해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업의 자발적 조정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