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SK텔레콤(이하 S
KT)이 6년 간 갖고 있었던 서로의 주식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들 중 하나는 카카오의 의사결정 체계다. 2019년 S
KT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는 김범수 당시 의장이 주도하던 카카오 이사회가 협력 주체로 나섰다. 반면 정리과정에서는 CA협의체 중심의 의사결정이 눈에 띄었다. CA협의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의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최근
SK스퀘어 지분을 처분키로 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의 완전 자회사다. 김도영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인베 대표를 겸임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동식 기타비상무이사,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헬스케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장재문 기타비상무이사 등으로 이사회를 꾸렸다.
김도형 의장과 이동식 이사, 장재문 이사 등
카카오인베 이사회 멤버 전원이
카카오 CA협의체 일원인 점을 감안하면
SK스퀘어 지분 매각 결정이 CA협의체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여기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6년 전
카카오와 S
KT가 스왑한 지분을 처분하는 의미를 단순히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보는 것은 두 기업 활동의 의미를 지나치게 축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CA협의체는 지난해 2월 출범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산하에 각종 위원회를 통해 그룹 계열사 투자를 총괄,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 역시 CA협의체 출범 당시 정 의장과 함께 의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3월 건강상 이유로 해당 직책을 내려놓으면서 현재는 정신아 의장 주도 하에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2019년
카카오와 S
KT가 서로의 지분을 스왑할 때
카카오의 의사결정 주체는 이사회였다. 김범수 당시 이사회 의장을 포함, 사내이사 3명과 회사 밖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카카오 이사회는
SK텔레콤 투자 참여 안건을 이사회 참여 이사 만장 일치로 결의했다.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 투자, 타 회사 주식 취득, 중요 합작 또는 동업 계약 체결의 건 등은 이사회에 부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카카오는 2019년 11월 S
KT 주식을 취득했다. 2021년에는 S
KT가 S
KT스퀘어를 분할 출범시키면서
카카오는
SK스퀘어 지분을 갖게 됐고 2022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S
KT와
SK스퀘어 지분을
카카오인베에 현물출자했다.
카카오 그룹이
SK스퀘어 지분을 매각키로 했을 때
카카오인베가 결정을 주도하고 이 과정에서 김범수 전 의장이 표면상으로나마 해당 논의에서 빠진 배경이다.
카카오 이사회에서 S
KT 협업 추진 결정에 참여했던 인사는 현재
카카오 이사회에 남아있지 않기도 하다. 당시
카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현재는 정신아 대표를 비롯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SK텔레콤은 2019년 취득한
카카오 주식을 6년 만에 전량 매각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SK브로드밴드 지분 확보에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두 그룹이 6년 간 이어온 협력 관계가 깨진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쳤다. 당시 두 기업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번
카카오인베의
SK스퀘어 지분 매각으로 두 기업 협력은 사실상 종료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 측과
SK텔레콤의 사업영역이 지나치게 겹쳐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2019년 협업 논의 이후 두 기업이 시너지 협의체를 가동하며 구체적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콘텐츠와 커머스, AI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두 기업이 경쟁하는 모습이 노출됐다. AI 분야에서
SKT가 앤트로픽과 퍼플렉시티와 손을 잡은 반면
카카오는 오픈AI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